마읆뜰 301호 이야기/종수이야기
몽땅연필 / 이해인
에듀컬 코이노니아
2010. 3. 6. 02:25
몽당연필
너무 작아
손에 쥘 수도 없는 연필 한 개가
누군가 쓰다 남은 이 초라한 토막이
왜 이리 정다울까
욕심이 없으면
바보되는 이 세상에
몽땅 주기만 하고
아프게 잘려왔구나
대가를 바라지 않는
깨끗한 소멸을
그 순박한 순명을
본받고 싶다
헤픈 말을 버리고
진실만 표현하는
너처럼 묵묵히 살고 싶다
묵묵히 아프고 싶다.
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