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위 하나님의 경륜 가운데 마을공동체살이
삼위 하나님의 경륜 가운데 마을공동체살이
김종수 목사 (함께나누는교회, 에듀컬 코이노니아 소장, 사회적협동조합 와룡 이사, 놀삶지기)
_ 미션얼로 개척되어지는 목사
저는 삼위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보냄 받은 자리에서 미션얼 삶을 통해 마을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가며 제 자신이 먼저 개척되어지는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지난 12년 동안 저는 큰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살아가며 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알리는 것도 중요했지만,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진정한 전환의 삶이 무엇인지 교회 밖에서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전환이라는 말을 생각할 때 캐나다 온타리오주 서드베리 근처의 니켈 광산에서 흘러나온 물을 담은 사진이 있습니다. 이는 Burtynsky의 "광산과 광미" 시리즈 중 하나로, 금속 채굴 및 제련의 환경적 영향을 다룹니다. 이 사진은 강물로 흘러들어가는 니켈을 보여주며, 우리가 사용하는 지구의 금속들이 어떻게 채굴되고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저는 에너지 고갈, 자본주의의 한계, 경제 불평등, 환경 위기, 개인주의 사회, 생태 문제 등과 신앙과의 관계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왜나하면 복음을 개인적인 구원에서만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고려신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처음 신앙생활을 시작한 교회는 보수적인 신학을 가진 합동측 교회였습니다. 학부에서는 고신대학교에서 기독교교육을 전공했고, 이후 보수적인 신앙 전통을 가진 고신교단에서 신학을 공부해서 복음의 총체성에 대한 눈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학부 시절 IVF(한국기독학생회) 활동과 신학대학원 졸업 후 일상생활사역연구소에서의 경험을 통해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이곳에서 '주되심', 즉 하나님을 왕으로 모시고 살아가는 세례받은 신자의 삶에 대해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기독교 세계관 관련 서적들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특히 '주되심'의 관점에서 교회 안팎에서 하나님을 온 세상의 주인으로 인정하는 생활 신앙 고백을 하게 되었습니다.
_ 미션얼 기획자에서 미션얼 삶으로
이러한 과정 중 2010년 3월 후쿠시마 핵발전소 참사를 경험했습니다. 당시 저는 신앙과 교육, 일상과 교육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 사건을 계기로 생태적 회심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저는 한국 교회에서 제가 어떤 위치에서 어떤 사역을 해야 할지 깊이 고민했습니다. 이 시기에 하워드 스나이더 목사님의 "교회 DNA"와 "피조물의 치유인 구원, 땅과 하늘의 이혼을 극복하는 죄와 은혜의 생태학"이라는 책을 통해 생태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일상생활사역연구소에서 일상연구지 작업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대안학교들을 탐방했습니다. 아름다운 마을공동체, 민들레공동체 등 기독교 대안학교와 공동체 삶을 접하며 미션얼 대안 공동체 사역에 한 걸음 다가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에듀컬 코이노니아'라는 생태교육공동체를 1인 창업가로 시작하며, 보냄 받은 지금 배나무골 마을에서 미션얼 삶을 실천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난 40년간 부산에서 살았지만, 2010년부터 일상생활사역연구소에서 미션얼 운동 영역을 맡아 컨퍼런스를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실제로 미션얼 삶을 사시는 목사님들을 만나고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 또한 '미션얼 디자이너'로 살아가야겠다는 결심으로 대구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구는 여름에 많은 덥습니다. 그래서 더운 날씨를 생각하며 옥상에 텃밭을 만들 수 있는 집을 구했고, 2013년부터 시작해서 3년동안 26가지 작물을 재배하며 생태적 삶을 실험했습니다. 질소의 왕인 오줌액비 사용부터 시작해 다양한 유기농법을 시도하며 생태적 감수성을 키웠습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당근, 무, 배추, 옥수수 등을 재배하고 수확하면서, 씨앗에서 식탁까지의 과정을 체험했습니다.
이러한 삶을 바탕으로 도시농부 전문가로 성장했고, 현재는 배나무골 마을공동체 5가정과 함께 고령 지역의 300평 땅에서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또한 마을카페 '콩닥콩닥'에서 직접 만든 생강라떼와 생강차를 시그니처 메뉴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저도 미션얼 삶을 진정성 있게 실천하는 목사님들처럼, 제 필요와 마을 주민들의 요구를 생각하며 살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알고 있던 '생태'라는 개념이 더욱 풍부해지고 깊어졌습니다. 제가 사는 대구 달서구 이곡동은 대구의 모든 쓰레기가 모이는 곳입니다. 4km 반경 내에 대구의 매립지, 소각장, 하수처리장이 모두 위치해 있어, 주민들은 자연스럽게 환경과 생태에 대한 높은 감수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생태적인 문제 가운데, 외국계 자본이 성서공단 내에 폐목재 소각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하려는 계획에 주민들이 단합하여 반대 운동을 펼쳤고, 결국 승소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우리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생태, 환경 의식를 통해 실제 삶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이러한 생태 문제는 이제 전 세계적인 기후 위기로 확대되었습니다. 20세기 초부터 2016년까지의 평균 기온 변화를 살펴보면, 우리가 추구해 온 편리하고 풍요로운 삶이 지구 온난화에 미친 영향을 분명히 볼 수 있습니다. 배나무골 마을교육공동체 와룡배움터 선생님들과 함께 이러한 기후 위기 데이터를 연구하며, 저 또한 지금까지 몰랐던 생태적 삶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_ 오이코노미아의 생태경제, 미션얼 언어 만나다
하워드 스나이더 목사님의 "참으로 해방된 교회"라는 책에서는 '생태'라는 단어의 어원을 명확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에베소서 2장에 나오는 '오이코노미아(οἰκονομία)'(경륜)이라는 단어는 큰 포부를 가지고 일을 조직하고 계획하며 세상을 다스리는 것, 또는 이에 필요한 경험이나 능력을 의미합니다. 즉 하나님꼐서 세상을 다스리고 조직하시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이 단어의 어원을 살펴보면:
1. 오이코스(οἶκος): 우주, 즉 하나님의 집
2. 오이코도메오(οἰκοδομέω): 집을 짓다, 건축하다
3. 오이코도메(οἰκοδομή): 직접적으로 건물을 세우는 행동
4. 오이코노모스(οἰκονόμος): 집을 가꾸는 청지기
이 중 '오이코노모스(οἰκονόμος)'가 현재 '경제'(이코노미)의 어원이 되었고, '오이콜로기아(οἰκολογία)'(집안 살림 학문)가 '생태'의 어원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생태와 경제는 모두 '하나님의 집'이라는 공통된 어원에서 출발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생태와 경제는 동등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생태와 경제를 대립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집을 돌보는 청지기로서의 역할보다는 효율과 이익을 중시하는 자본의 관점에서 생태와 경제를 평가하게 되었습니다. 무한한 자본을 추구하는 욕망이 결국 욕심을 변질되고 그 욕심으로 인해 인류는 기후 위기라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경륜 안에서 경제와 생태의 의미를 새롭게 이해하라고 가르칩니다. 이는 단순히 의식주를 해결하는 차원을 넘어, 모든 생명체가 어떻게 살아가고 에너지를 나누며 공존하는지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포함합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하나님의 주되심을 인식하고, 생태와 경제를 하나님의 경륜 안에서 돌보는 삶을 살아갈 때, 사회적 관계 속에서 신뢰가 형성되고 생태계도 회복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기적인 욕심은 죄를 낳고, 그 결과로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기후 위기와 같은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이러한 생태적 관점을 와룡배움터 선생님과 마을 사람들과 나누면서, 하나님의 집에서 시작되는 생태와 경제의 언어를 통해 하나님께서 주신 일반 은혜로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의 삶의 의미와 가치를 재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배나무골 마을 사람들을 통해 협동하는 사회적 경제부터 기후 위기 비상 행동까지, 이 모든 활동의 의미를 하나님의 집과 경륜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재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일상의 작은 부분부터 시작해 에너지 생산 방식에 이르기까지, 진정한 생태경제적 관점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면밀히 계산하고 생명을 살리는 삶의 방식으로 전환해 나가야 합니다.
한 예로 현재 우리 사회는 의사 증원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저는 몸을 다루는 의사 증원에서 대해서도 이렇게 온나라가 시끄러운데 기후위기 시대에 농부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농의 가치와 의미가 사라지는 이 시시점에 기후 위기 시대에 농부의 역할은 의사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나님의 집을 돌보는 청지기적 관점, 즉 생태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의사 증원만큼이나 농부들의 삶의 가치를 존중하고 이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논의를 교회가 앞장서서 이끌어야 하지 않을까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이어졌습니다.
저는 보냄 받은 마을이라는 삶의 공간을 통해 생태경제라는 관점을 주되심의 확장된 의미로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20년간의 일상생활신학관점을 일상과 신앙의 진정한 통합을 추구하는 생활신앙고백으로서 생태경제라는 관점으로 구현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이는 예배당 안에서부터 시작하여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지에 대한 21세기 한국 교회의 중요한 하나의 이정표가 될 수 있음을 깨닫았습니다. 21세기의 시장신학은 생태경제라는 언어를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실천하는 것으로 구현되어야 합니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삶의 모습을 와룡배움터 마을공동체에서 실제로 보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하나님께서 이미 예수 그리스도를 인정하지 않는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도 일하고 계심을 깨달았습니다.
_ 하나님이 일하시는 와룡배움터
제가 살아가고 있는 와룡배움터는 2004년, 부모 공동품앗이 교육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성서학부모회를 통해 공단지역의 교육 문제로 고민하던 학부모들이 모여, 방과 후 아이들을 돌보는 공동체를 만들었습니다. 당시 보편적인 방과 후 교실이 없던 시기, 엄마들은 돌아가며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학교에서 다루지 않는 생태놀이, 미술, 연극 등의 활동을 제공했습니다. 함꼐하는 부모님들은 주로 공단지역 노동자들이었고, 전교조 선생님들과 대구 지역 시민운동가들도 함께했습니다. 이러한 배경으로 와룡배움터는 생활민주주의 운동의 일환으로, 마을에서 협동하며 살아가는 마을경제의 가치를 실천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2014년부터 생태놀이 선생님으로 와룡배움터에 합류하여 아이들과 상자텃밭과 전통놀이를 함께 했습니다. 놀랍게도, 제가 가진 선교적 언어인 '생태'와 '경제'의 개념을 와룡배움터 운영진들이 이미 잘 이해하고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농도상생을 위한 먹거리 운동을 펼치고, 건강한 식재료로 만든 반찬을 바자회에서 판매하여 운영기금을 마련했습니다. 나아가 '우렁이밥상'이라는 반찬가게를 마을기업으로 설립해 행정안전부 마을기업 경진대회에서 1등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와룡배움터는 지자체의 직접적인 지원 없이, 주민들의 힘으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아이들의 교육에서 시작해 마을 주민들의 삶 문제까지 함께 고민하며 성장해 온 이 공간을 만나게 된 것은 제게 큰 은혜였고 말로만 아닌 직접 몸맘삶으로 미션얼을 경험해습니다. 2016년부터는 와룡배움터를 방과 후 마을방과후 학교에서 누구나 마을사람들이 배우고 가르치는 마을교육공동체 공간으로 변화되는 과정에 운영위원으로 참여했습니다.
와룡배움터 운영위원들은 생태경제적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마을 살림과 삶의 회복력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서울의 마을공동체 운동이 대구에 영향을 미치면서, 대구마을공동채만들기 자원센터를 통해 와룡배움터도 더욱 활발한 마을교육공동체로 성장했습니다. 제 개인의 필요와 운영위원들의 욕구, 그리고 마을 주민들의 새로운 비전이 만나 함께 배우고 나누는 삶을 추구하게 되었고, 이는 와룡배움터와 제가 함께 크게 성장하고 성숙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배나무골 마을 주민들의 신뢰를 얻게 되었고, 이제는 저 역시 이 마을의 일원이 되어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기독교 공동체를 바탕으로 한 생태교육공동체를 꿈꾸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제게 아무도 가지 않은 미션얼의 길을 보여주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지 못한 마을 주민들과 함께 생태경제라는 언어로 복음을 재발견하며 이웃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미션얼 삶, 바로 그 길이었습니다. 이는 제게 미션얼 삶의 실제적 경험이었습니다. 교회가 잃어버린 생태경제의 언어를 삶으로 보여주고 기억하게 하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고, 와룡배움터를 통해 저는 단순한 교육공간이 아닌,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실천하고 지속 가능한 삶의 모델을 제시하는 살아있는 선교의 장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와룡배움터가 마을교육공동체로 전환하면서, 이때까지 엄마 중심 공간에서 아빠들도 이곳을 '제3의 공간'으로 누리게 되었습니다. 월간 소셜다이닝 '식객', 걷기동아리, 명절 공동 행사, 연말 후원 행사 등을 통해 일터와 가정을 넘어선 새로운 삶의 공간이 마련되었고, 이를 통해 배나무골 주민들은 마을에서 지속적으로 살아갈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런 삶 가운데 대구시의 '마을나눔터' 공간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와룡배움터는 대구시 1호 마을 나눔터 공간으로 거듭났습니다. 다양한 마을 동아리 모임과 활동이 이곳에서 이루어지면서, 새로운 마을공동체 관계가 형성되었습니다.
_ 삶해석력과 삶회복력을 가지게 하는 미션얼 삶
이런 마을교육공동체 삶을 통해 저는 한국 교회의 예배당 중심 신앙생활과 유사하게, 우리의 교육 또한 삶과 분리되어 있다는 점도 깨달았습니다. 저의 삶도 마찬가지이자만 12년간의 공교육에도 불구하고 실제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부족한 현실을 목격했습니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면 성경을 통해 깨닫은 진리의 말씀이 삶으로 이어지듯, 우리가 받은 교육의 가치와 힘이 삶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데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배나무골 선생님들과 함께 다양한 곳을 방문하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우리 마을에서의 '삶의 문제 회복력'이 곧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실질적인 교육 내용임을 깨달았습니다.
매주 모여 책을 읽고 토론하며 '삶의 해석력'을 키워가는 과정이 계속되었고, 이를 통해 목사로서의 제 역할이 말씀 해석을 넘어 마을 사람들의 삶을 해석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확장되어야함을 성령께서 깨닫게 하셨습니다. 또한 마을에서의 학습공동체 경험은 앞으로 평생학습 나아가야 할 진정한 의미와 방향을 몸소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마을의 평생학습이 항상 새로운 흐름을 민감하게 파악하고, 필요한 지식과 역량을 능동적으로 탐색하고 학습하는 자세가 중요함을 체득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발걸음 가운데 제에 선물을 찾아왔습니다. 2016년 대산농촌재단의 해외연수을 통한 퍼머컬처와 2019년 영국 토트네스의 전환마을운동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퍼머컬처를 기반으로 한 전환마을운동은 기후위기 시대의 대안적 삶의 모델을 제시했고, 이를 통해 '생태경제'라는 오이코노미아의 선교적 언어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영국 전환마을 토트네스의 '리코노믹 프로젝트'(로컬 기업가 정신 포럼)는 기후위기 시대에 지역의 젊은이들이 자신의 삶을 기반으로 하여 어떻게 창업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방안을 제시해 주었고, 이를 우리 마을에 적용하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코로나19 상황 속에 알게 된 '도넛경제학' 개념은 생태경제학적 관점에서 마을교육공동체의 방향을 재정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저의 평생학습 경험을 통해, 제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들의 삶도 함께 변화하는 공동체적 삶의 변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와룡배움터는 단순한 교육 공간을 넘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실험실이자 삶의 현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미션얼한 마음으로 마을에서 살아가는 가운데 또 다른 미션얼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2016년부터 생태마을을 꿈꾸던 마을 모임이 있었습니다. 먼저 귀촌하신 분이 사업도 진행하시고 여러 사람들과 땅도 보러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각자의 필요와 욕구가 다양하고 시기가 적절하지 않아서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2018년, 마을교육공동체 와룡배움터에 10여년 함께하고 있던 사람들이 의기투합하여 네 가정이 협력적 주거공동체 운동으로 '마읆뜰'이라는 집을 짓게 되었습니다.저도 그 중에 한 가정이 되었습니다. 이는 엄마 공동품앗이로 시작해 15년간 함께 살아온 경험의 총 열매짓기와 같았습니다 '마읆뜰'통해 지금까지 함께 해온 교육과 먹거리로 함께 하는 운동을 넘어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좀 더 느슨한 공동체 관계 속에서 '함께 따로' 살아갈 수 있는지 실험하게 되었고, 지금 5년이 지난 2024년 현재까지 네 가정이 오손도손 살고 있습니다. 또한 "내 아이가 만날 미래"와 "우리 아이의 미래를 디자인하는 7가지 질문"이라는 책을 통해 얻은 메이커 교육 운동의 영감으로, '마읆뜰' 1층에 마을메이커스페이스 '놀삶'을 만들었습니다. 이곳에서 새로운 30-40대 엄마들과 함께 와룡배움터 초창기 모습처럼 공동교육품앗이 모임을 결성했습니다. '놀삶'의 철학은 놀이를 통해 좋아하는 것(흥미), 잘하는 것(기능), 의미 있는 것(가치)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것입니다. 이는 12년간의 마을교육공동체 경험을 바탕으로, 불확실한 미래 사회에 대비한 새로운 삶교육 패러다임을 만들어보려는 시도였습니다. '놀삶'은 모험놀이터(좋아하는 것 찾기), 메이커 운동(잘하는 것 깨닫기), 전환마을운동(의미 있는 것 찾기)을 통해 새로운 배움과 가르침의 생애설계도를 그리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미래 사회에서 중요해질 '실패해도 괜찮다'는 마인드셋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저는 이 실패해도 괜찮다고 하는 삶 회복력이 앞으로 교회 공동체가 가져야 할 세상에 대한 선교적 언어임을 깨닫았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회심의 공동체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하나님 다음으로 사람을 귀하게 여기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특히 불확실성이 가득한 기후위기 시대 속에 직면한 실패의 상황에서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_ 기후위기 속에 성경소통언어 생태경제
1972년 로마클럽의 "성장의 한계" 예측보고서가 30년 동안의 실제 통계를 통해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개정판이 나오면서 재평가받았습니다., 2000년대 들어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기업 경영에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개념의 등장으로 이어졌고, 현재 한국의 대기업들도 ESG 경영보고서를 작성하며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속가능발전교육과 전환마을운동의 9가지 요소를 배나무골 주민들과 함께 공부하며, 우리 마을의 지속가능성을 탐구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다른 지역에서 전환마을운동 워크샵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덴마크의 브론비 하브비 생태마을 조성사례(https://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395042)처럼,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한 도시 설계의 중요성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현대 사회는 속도보다는 방향성을 중시하며, 지구의 삶회복력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미션얼 언어와 삶인 오이코노미아의 생태경제적 관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지속가능성'과 '전환'이라는 세속적 개념을 '영생', '회심', '구원'의 기독교적 의미로 세상 속 언어로 해석하고 적용할 수 있습니다.
기후위기에 대한 해답은 각자의 살아가는 일상에서 그리스도인들의 생태경제적인 생활신앙고백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동시에, 생태경제 언어를 먼저 이해하고 실천하는 세상 사람들로부터 겸손히 배우며, 예수님의 구원을 삶으로 살아내는 증인이 되어야 합니다. 선교적 삶은 단순한 말이나 설교를 넘어, 일상에서 하나님의 집을 돌보는 몸과 마음으로 복음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이런 부분에 일상생활사역연구소(1391korea.net) 소장이자 미션얼닷케이알(missional.kr) 대표이신 지성근 목사님이 번역하신 마이클 프로스트와 앨런 허쉬의 "새로운 교회가 온다"에서 제시된 성육신적 교회론은 이러한 선교적 삶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우리에게는 교회당에서 일상으로, 교인에서 세상 이웃으로 보냄받은 그리스도인이 필요합니다. 주일에서 주의 모든 날로, 종교적 형식의 예배에서 삶의 예배로 나아가는 시간의 성육신적 관점이 필요합니다. 또한, 우리의 필요를 넘어 세상 이웃의 필요를 채워가는 공간의 성육신도 중요합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21세기의 선교적 삶의 나침반으로서 성육신적 교회론이 재발견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는 미션얼 삶의 본질을 담아내는 새로운 일사각오 정신이 될 것입니다.
_ 미션얼 제자도로서 예수 그리스도 앎함됨
우리는 하나님께 부름받고 세상의 복을 위해 보냄 받은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저는 이 보냄 받은 삶의 자리에서 삼위 하나님의 경륜을 미션얼 관점과 선교적 언어로 해석하며, 오이코노미아/생태경제와 리코노믹(REconomy)이라는 개념을 통해 하나님의 뜻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본받는 교회의 모습을 미션얼 삶의 나침반으로 삼고 있습니다.
배나무골 마을 사람들의 삶은 하나님의 일반은혜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였습니다. 그들의 사려 깊은 삶은 우리 그리스도인의 십의 구 생활신앙을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었고, 저는 이를 성육신적 태도로 겸손히 배웠습니다. 동시에 성령님의 인도하심으로, 저는 배나무골 사람들이 하나님의 특별은총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재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함을 깨달았습니다. 이는 단순한 사랑의 나눔을 넘어, 예수님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기까지 경계와 선을 넘는" 무례하고 초월적인 사랑을 증언하는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 마을의 예배공동체로써 제가 함께하고 있는 함께나누는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주인으로 모시고, 하나님의 집을 가꾸는 하나님의 경륜을 따르는 공동체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세상과 한국교회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것입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문제 앞에 우리의 몸을 통한 삶터에서 생활신앙고백이 필요합니다.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인한 새로운 일의 변화 가운데 생태경제적인 관점에서 하나님의 집을 가꾸는 노동의 가치를 재정립해야 합니다. 기후위기 시대 속에 리코노믹의 관점으로 지구와 자연에 대한 우리모두의 책임과 의무를 새롭게 재정립하고 살아야 합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저는 배나무골 마을 사람들과 마을교육공동체 와룡배움터를 통해 '앎', '함', '됨'이라는 삶교육의 여정을 새롭게 발견하고 미션얼의 언어로 몸맘삶에 담았습니다. 이는 단순한 직업 선택이나 경제적 안정을 넘어, 전체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태도를 갖추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앎과 함과 됨은 자기 의가 아닌 하나님 나라의 의를 위해 살아가는 여정입니다. 이 하나님 나라의 의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도로서 세상 속에 알려집니다. 예수그리스도의 앎이 우리의 일상의 의식주를 행하는 몸의 회심으로 살아내고, 예수 그리스도의 함이 우리가 보냄 받은 구체적인 일과 삶을 통한 행동으로 보여지고 예수 그리스도의 됨이 하나님의 집을 맡은 청지기됨으로 예수님의 삶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을 미션얼 제자도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앎함됨을 통해 하나님이 이미 세상 속에 만들어 가시는 하나님의 안전망 만들기에 동참하고자 합니다.
_ 'REconomic Life'
특히 다음과 같은 3가지 삶교육영역에서 미션얼 삶을 실천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성교육(앎): 초고령화 인구절벽 속에 생명 돌봄으로서 몸에 대한 이해(앎)
경제교육(함): 새로운 일터 환경 속에 몸맘삶의 빵을 함께 나누는 살림살이(함)
생태교육(됨): 기후위기 속에 영생을 누리며 사는 하나님의 집의 청지기(됨)
앞으로 대구 달서구 이곡동 와룡배움터에서 시작되는 저의 미션얼 2기 삶은 'REconomic Life'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여전히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집니다.
"도대체 그대들이 믿는 하나님은 어디 있는거야?"
"코로나19와 같은 상황 속에 하나님 나라는 존재해?"
"이 불확실하고 위기 가득한 시대 속에 교회 공동체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지?"
"청년들의 불확실한 삶을 해석하고 문제 해결력을 키우는 데 교회는 뭐하고 있는지?"
이런 질문 앞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지속적으로 하나님의 경륜을 구하고, 우리 자신부터 시작하여 이웃들의 필요와 욕구를 채워가며, 지금 살아가는 보냄 받은 삶의 자리에 역사하시는 삼위 하나님의 모습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겠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집을 가꾸는 세상 가운데 전환을 해 나가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보냄 받은 사람, 미션얼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위 글은 2024년 6월 도시공동체 연구소가 주최한 제4회 CCG(Church for the Common Good)
“도시의 복음, 공동체로 말하다” 6월 세미나 발표 내용을 다듬어 글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