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2 수요일 종수놀삶
_ 올해는 예배공동체에서 창세기 말씀을 계속 묵상하고 있다. 아브라함에 이어 이삭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의 약속 앞에 한 집안이 어떻게 반응하고 살아가는지 삶이야기를 듣는다. 인간의 염려와 걱정 앞에 하나님은 자신 약속을 붙들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찾으신다. 이 믿음의 이야기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보이지 않는 진리를 소유하며 살아가야 할 자세와 태도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귀한 이정표가 된다.
_ 3월 9일은 은민이 생일이였다. 육군훈련소에서 4주차 훈련을 마친 은민이에게 오후에 연락이 왔다.요즘은 훈련소에서 휴일에 휴대폰을 1시간씩 사용할 수 있어서 이런 저런 훈련소 삶이야기를 듣는다. 특히 생일을 맞이한 소감이 어떠냐는 말에 별로 다른 것이 없다고 했다. 이제 한주간 훈련기간만 마치면 19일에 퇴소식을 한다. 처음 군대라는 공간에 맞은 생일이 어떨지… 그래도 지난주에 편지보냈는데 받았는지 물어와서 아들에게 손편지도 받아보는 경험도 하게 되었다.(이틀 뒤 화요일에 편지가 왔다. ㅎㅎ)
_ 오늘은 월요일인데 카페지기를 했다. 다른 이사님이 하시는 날인데 일이 있어 대신 카페를 돌보았다. 올해는 이런 일들이 많을 듯하다. 틈과 여유를 가진 누군가가 있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돈과 댓가를 넘어서 관계와 삶의 공백을 가지고 누군가의 일과 역할을 대신해 줄 수 있는 삶의 틈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이 참 귀하다. 관계 맺고 살아감에 시간을 나눈다는 삶은 공동체의 귀한 마중물 같다는 생각을 한다. 자본의 가치로 모든 것이 매겨지는 지금의 삶의 구조 속에 은혜와 거저 나누는 삶. 귀하다.
_ 카페지기를 하루종일 하면서 점심 먹는 것이 숙제이다. 여러명이 있으면 돌아가면서 먹고 오면 되지만 혼자 있게 되면 점심 먹는 것이 쉽지 않다. 어제는 같이 계시는 선생님이 김밥을 사주셔서 잘 먹었다. 오늘은 이사장님이 맛난 반찬을 가지고 오셔서 너무 풍성하게 먹었다. 밥을 먹는 것.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쉽지 않은 일이고 중요한 일이다. 특히 제주살림살이를 하고 나서 삼시세끼 밥 먹는 것의 소중함을 다시 느낀다.
_ 상철선생님에게 마을카페 콩닥 로스팅을 배웠다. 200g정도 생두를 볶을 수 있는 기계가 있는데, 매니저였던 상철선생님이 그만 두시면서 내가 인수인계를 받았다. 인도 만델링 생두를 사가지고 와서 상철선생님과 함께 볶았다. 생두를 볶으면서 상철선생님이 카페 전반의 소소한 일들을 참으로 알차게 잘 하셨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로스팅은 여러번 계속 해 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콜롬비아, 케나, 콰테말라 생두 등 차근차근 조금씩 로스팅을 해야 할 듯하다. 올해 또 하나의 역할, 로스팅 ^^
_ 요즘 커피와 과일을 안 먹고 있다. 2월 말 한의원을 방문했는데 몸을 이곳저곳 살펴보시고는 당분간 밤 10시 이전에 잠을 자고, 커피와 과일 섭취를 하지 말고, 아침밥은 꼭 먹고, 가르쳐 주신 운동을 6회 이상하라는 삶의 지침을 주셨다. 운동과 잠자는 시간은 잘 지키지 못했지만 과일과 커피는 잘 안먹고 있다. 10일 정도가 되었는데 숙면과 더불어 삶이 좀 더 단단해지는 듯하다. 한달 동안 계속해서 해 볼 생각이다.
_ 하루하루 주어진 삶에 좀 더 충실하고자 애쓰는 중에 문득 아침에 안해가 물었다. 요즘 당신은 행복하냐고? 종일 나는 물었다. 지금 나에게 행복은 무엇일까? 어떤 일을 할 때 종수 너는 행복하지?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