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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읆뜰 301호 이야기/종수이야기

몽땅연필 / 이해인

by 에듀컬 코이노니아 2010. 3. 6.
몽당연필 

너무 작아 
손에 쥘 수도 없는 연필 한 개가

누군가 쓰다 남은 이 초라한 토막이 
왜 이리 정다울까


욕심이 없으면 
바보되는 이 세상에 
몽땅 주기만 하고 
아프게 잘려왔구나


대가를 바라지 않는 
깨끗한 소멸을 
그 순박한 순명을 
본받고 싶다


헤픈 말을 버리고 
진실만 표현하는 
너처럼 묵묵히 살고 싶다

묵묵히 아프고 싶다.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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