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8 공동체예배 말씀 나눔
창세기 38장 _ 인간의 연약함 속에서 완성되는 하나님의 계획
창세기 38장은 요셉의 감동적인 이야기 중간에 갑자기 삽입된 불편하고 어두운 삽화처럼 보입니다. 유다와 다말의 복잡한 관계, 계대결혼의 의무 위반, 창녀로의 변장 등 자금의 도덕적 윤리적으로 보면 문제가 있어 보이는 상황들이 연달아 나옵니다. 더욱 더 '하나님'이라는 직접적인 언급도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본문은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와 하나님의 약속을 이뤄가시는 통전적인 구원 계획를 보여주는 중요한 하나님 나라 이야기의 씨앗을 담고 있습니다.
유다는 분명 하나님의 뜻보다 자신의 두려움을 앞세운 삶을 살았습니다. 두 아들 엘과 오난을 연이어 잃은 후 "셀라가 장성하기를 기다리라"(창 38:11)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셋째 아들마저 잃을까 두려워하며 계대결혼 의무를 미루었습니다. 반면 다말은 절망적 상황에서 창녀로 변장하는 극단적 선택을 합니다. 우리의 눈으로든 그 당시의 도덕과 윤리로도 과부로써의 부도덕함을 보이지만, 당시 여성에게 계대결혼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였고, 후손을 잇는 것은 신성한 의무였습니다. 그녀는 정당한 권리를 회복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행동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이 이 어두운 이야기를 상세히 왜 기록했을까요? 이는 하나님의 자신의 뜻을 이뤄가심에 완벽한 사람에게만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여호와는 중심을 보시느니라"(삼상 16:7)는 말씀처럼, 하나님은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이면에 하나님이 이뤄가시는 약속 가운데 그 사람들의 마음의 동기와 상황을 이끌어가십니다. 유다 자신도 그 다말의 행동을 보면서 "그가 나보다 의롭다"(창 38:26)고 고백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복잡한 관계에서 태어난 베레스가 결국 다윗과 예수 그리스도의 직계 조상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마태복음 족보는 "유다는 다말에게서 베레스와 세라를 낳고"(마 1:3)라고 명시하며, 이 사건이 구원 역사의 핵심 고리임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연약함과 실패, 심지어 죄까지도 당신의 구원 계획을 이루는 도구로 사용하십니다. 언약에서 배제된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은혜는 역사합니다.
창세기 38장을 37장의 요셉 이야기와 함께 보면 더 깊은 의미가 드러납니다. 요셉은 극한 상황에서도 "내가 어찌 이 큰 악을 행하여 하나님께 죄를 지으리이까"(창 39:9)라며 신앙의 정체성을 지켰습니다. 반면 유다는 가나안 땅에서도 영적 방향을 잃고 세상과 타협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두 경우 모두을 사용하십니다. 유다는 38장의 다말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경험하고, 44장에 가면 베냐민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는 성숙한 리더로 변화합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나님은 보여주십니다. 이미 불완전한 사람들 가운데서 우리 하나님은 일하고 계십니다. 다말의 이야기가 성경에 기록된 것처럼, 하나님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도 당신의 일하심을 보여 주십니다. 우리는 이미 일하시는 하나님의 사역에 겸손한 태도로 어떻게 세상을 움직여가고 계시는 묵도하고 동참하는 것입니다. 이는 우월감이나 정죄하는 자세가 아닌, 예수님처럼 낮아지고 이해하는 자세로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의 연약함과 아픔 속에서 이미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발견하고, 그들과 함께 회복과 성장의 여정을 걸어가는 것입니다.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6)는 말씀처럼, 완벽함이 아닌 진실함으로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내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창세기 38장이 오늘 우리에게 주는 선교적 도전입니다.
창세기 38장을 묵상하며 드리는 기도
하나님 아버지, 유다와 다말의 복잡하고 어두운 이야기를 통해서도 당신의 놀라운 은혜를 보여주시니 감사합니다.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을 통해 구원의 역사를 이루어가시는 하나님의 지혜 앞에 겸손히 나아갑니다.
주님, 저 역시 유다처럼 두려움과 이기심으로 하나님의 뜻보다 제 생각을 앞세울 때가 많습니다. 어려운 상황이 이르면 믿음보다는 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다른 사람의 필요보다 제 안전을 먼저 챙기는 연약한 모습을 용서해주십시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실패와 부족함까지도 당신의 계획 가운데 사용하시는 은혜에 감사합니다.
또한 다말처럼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정의와 권리를 포기하지 않는 용기를 주십시오. 때로는 세상의 눈으로 보기에 이해받지 못할지라도, 하나님 보시기에 옳은 일을 행할 수 있는 담대함을 주십시오.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이 아닌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 앞에서, 진실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게 이끌어주십시오.
주님, 오늘 제가 만나는 사람들을 바라볼 때 성급한 판단보다는 하나님의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시고, 그들의 연약함과 실수 뒤에 숨겨진 아픔과 간절함을 이해하며, 정죄하기보다는 사랑으로 품을 수 있는 마음을 주십시오. 저 역시 완벽하지 않은 사람임을 기억하며, 서로의 부족함을 덮어주고 격려하는 공동체를 이뤄가게 하소서.
무엇보다 이미 저희 가운데서 일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민감하게 알아차리게 하소서. 직장에서, 가정에서, 이웃과의 관계에서 예상치 못한 곳에서도 당신의 역사하심을 발견하며, 그 일에 겸손하게 동참할 수 있게하소서. 완벽한 증인이 되려 하기보다는 진실한 모습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며, 제 빛이 사람들 앞에 비치어 하늘 아버지께 영광 돌리는 삶이 되게 하여 주소서.
베레스를 통해 메시아의 계보를 이어가신 것처럼, 저의 작고 부족한 삶도 하나님 나라를 이뤄가는데 귀하게 사용해주십시오. 오늘 하루도 당신의 은혜 가운데 걸어가며, 만나는 모든 이들과 함께 회복과 성장의 여정을 걸어가게 하여 주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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