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파를 심는데 실한 것도 있지만 작고 비실비실한 것도 있었다.
그 순간 아무런 생각 없이 실한 쪽파만 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한편으로 무서웠다. 나는 지금 뭘 하고 있지????
내가 먹는 먹거리를 심는데 좋은 것 실한 것 큰 것에 눈과 맘이 가득하다는 것을 깨닫았다
농사를 짓다보면 내가 전혀 의도 하지 않은 열매를 만나게 되는데
나는 내가 가진 가치와 생각으로 실하다 좋다 잘 남겨서 다음에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것이 고스란히 내 몸에 습이 되어서 먹거리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판단하고 가치를 정할 때 그러지 않을까….. 무섭다.
말은 모든 것을 사랑하고 평등하게 대하고 자유롭게 살아가야 한다고 믿지만
내 몸맘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쪽파를 심으면서 발견한다. 무
서웠다.
그래서 오늘은 어떤 상태이든 관계 없이
모든 쪽파가 땅을 만나 생명을 누릴 수 있도록 다 심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냥 땅과 하늘과 그분을 믿고 모든 만물이 회복되고
생명을 누릴 수 있도록 기도하는 것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내가 뭘 어떻게 생각하고 사는지 돌아보아야겠다.
정신을 차리고 그냥 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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